2023/04 4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2023. 4. 28.

어렸을 때 저의 선친께서 해 주신 이야기입니다. 어느 구두쇠의 집으로 친구가 찾아 왔습니다. 시간이 지나 식사 시간이 되었습니다. 일하는 사람이 사랑채 바깥에서 구두쇠 주인에게 말하였습니다. “인양비백입니다.” ‘인양비백’이란 한자로 ‘人良 比白’을 말하며 앞의 두 글자와 뒤의 두 글자를 합하여 글자를 만들면 ‘食 皆’로 ‘밥 식, 다할 개’입니다. 즉, 밥이 다 되었다는 말입니다. 그러자 구두쇠 주인은 친구에게 밥을 먹이는 것이 아까웠는지 “월월산산 후에”라고 말하였습니다. ‘월월산산’이란 한자로 ‘月月 山山’이며 이 또한 앞의 두 글자와 뒤의 두 글자를 합하여 글자를 만들면 ‘朋 出’로 ‘벗 붕, 날 출’입니다. 즉, 친구가 나간 후에 밥을 먹겠다는 것입니다. 이 말을 들은 구두쇠의 친구는 언짢은 표..

아... 국민연금- 2023. 4. 21.

이번 주 들어 언론에 다시 국민연금과 관련된 보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해 국민연금 기금의 운용에서 저조한 수익률에 대한 감사가 있을 것이라고도 합니다. (관련기사: 작년 최악수익률에 감사받는 국민연금_이코노믹리뷰_2023. 4. 17.) 이 기사의 말미에는 "기금운용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는 대통령의 각별한 지시가 있었다고 전합니다. 국민연금 기금의 수익률이 저조하다는 것이 국정의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의 관심사가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만큼 국민연금에 관한 사항들에 정치권의 시선까지도 집중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대통령의 지시가 있더라 하더라도 갑자기 국민연금 기금의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있을 리가 없습니다. 그런 특단의 대책이..

꼼수- 2023. 4. 14.

약 30년쯤 전의 일입니다. 국내 굴지의 기업 총수가 “정치는 4류, 관료는 3류, 기업은 2류다”라는 폭탄 발언을 하였습니다. 그 직후 해당 기업은 황망히 뒷수습에 나서 “진의가 왜곡되었다”는 지극히 정치적인 해명을 내놓았습니다. (관련기사: 삼성그룹, 李회장 발언 적극 해명하고 나서_yna.co.kr_1995. 4. 14.) 일개 기업의 회장이 정부를 향해 정치가 4류라고 일갈한 것은 정도가 지나치다는 말을 듣기도 하였으나, 일각에서는 할 말을 했다고 시원해 하기도 하였습니다. 정확히 28년이 지난 지금의 상황을 냉정히 바라보면 아직도 관료는 3류, 정치는 4류임에 이견이 없을 것입니다. 오히려 정치는 4류에서 더 떨어져 5류를 향해 가고 있다고 하여도 수긍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이러한 현..

소통- 2023. 4. 7.

사람은 동물 가운데 가장 차원 높은 의사 소통을 한다고 합니다. 동물들뿐 아니라 식물들도 서로 일종의 의사 소통을 한다고는 하나 동물과 같이 다양한 감정과 생각을 주고 받지는 못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동물들 가운데에서 사람만큼 고차원적인 의사 소통을 하는 동물은 없을 것입니다. 게다가 사람들은 아주 미묘한 차이도 언어로 표현하여 소통합니다. 예를 들어 붉은(赤) 색깔을 이를 데에도 빨갛다, 뻘겋다, 새빨갛다, 발갛다, 벌겋다, 붉다, 불그스레하다, 불긋하다… 등등 다양하고 미묘한 표현이 쓰입니다. 아마도 동물들은 이런 수준의 소통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표현은 언어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 말로는 ‘새가 운다’ 라고 표현하지만 영어로는 ‘새가 노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