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보미아빠- 2020. 2. 7.

jaykim1953 2020. 2. 7. 02:02

요즈음 우리나라에서는 아닌 당구 바람이 불었다고 합니다. 나이 지긋한 어른들은 물론이고 젊은 남녀들도 당구장 출입을 많이 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당구 바람은 지난 해에 출범한 PBA 프로 당구 경기가 크게 몫을 하였다고 합니다. 우승 상금도 스폰서를 도입하여 크게 늘리고 경기 방식도 개선하여 많은 팬들을 확보하였다고 합니다. 지난 월요일인 1 27일에 끝난 경기에서는 김병호 선수가 우승을 하였다고 합니다. (관련기사

: joins.com_2020/1/28_보미아빠 챔피언)

그런데 소식을 전하는 기사에는 한결 같이보미 아빠라는 수식어를 사용하였습니다.

 

PBA에서는 우승을 선수가 당구대에 싸인을 하는데 우승자 김병호 선수는 싸인에보미 아빠라고 썼다는 것입니다. ‘보미 김병호 선수의 딸이라고 합니다. 함께 당구 선수로 활약하며 아빠는 PBA에서 딸은 여성 프로 당구 선수들로 구성된 LPBA에서 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승을 거머쥔 아빠가 싸인을 하면서 딸도 당구 선수임을 알리고 싶어서 자신을 보미 아빠라고 지칭하며 싸인을 것입니다.

 

스포츠계에서는 대를 이어 운동을 하는 부자, 부녀, 모자, 모녀 선수들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있습니다. 부모로부터 유전적인 재능을 물려 받고 경험에 의한 여러 가지 지식과 요령을 습득하는 데에 도움을 받았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부모의 명성과 인맥 등을 통한 사소한 혜택도 없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를 이어 부모와 같은 종목의 스포츠를 하는 선수들은 대체로 부모의 후광에 부담을 느낀다고 합니다. (관련기사

: joins.com_2020/1/25_스포츠 금수저?)

자신이 조금이라도 잘못하여 부모의 명성에 흠이 될까 노심초사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2세들의 마음에는 부담이 수도 있겠지만 자신과 같은 길을 걸어가는 자식을 부모의 마음은 그저 자식들이 되기를 바랄 것입니다. 혹시라도 2세들의 실력이 부모보다 월등하다던가 나은 명성을 쌓았다면 부모는 없이 기쁠 것입니다. 손웅정 축구 아카데미 코치를 아는 분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의 둘째 아들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습니다. 둘째 아들의 이름은 손흥민입니다. 손웅정 코치는 현재 자신의 이름을 축구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의 가장 훌륭한 제자는 바로 자신의 둘째 아들 손흥민일 것입니다. 그의 첫째 아들도 독일 프로 리그에서 축구 선수로 활약하였었으나 부상으로 인하여 일찍 은퇴하고 코치로 전향하였다고 합니다.

 

축구의 손흥민 선수나 당구의 김보미 선수는 모두 부모의 적극적인 후원을 받고 있습니다. 때로는 부담스럽기도 하겠지만, 나름 부모의 사랑과 고마음을 남다르게 느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기업의 세계에서도 그렇습니다. 과거에는 우리나라에서 재벌 기업들이 순환출자를 통하여 계열 기업간의 상호 주주가 되는 방법으로 기업을 지배하여 왔으나 1990년대 말에 불어 닥친 금융위기 (IMF 사태) 비롯하여 우리나라 기업들의 지배구조가 취약함이 드러나면서 순환 출자가 아닌 수직계열의 지주회사(持株會社) 형태를 취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과거 순환출자를 통하여 지배하던 시절에는 모든 계열사 기업들이 동등한 위치에 있으면서 상호 주주의 역할을 하였으므로 모회사-자회사의 관계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지배 구조는 일부 프라이빗 에퀴티 (Private Equity)펀드들의 집중적인 매입을 통한 경영권 위협에 취약함이 드러났습니다. 2003 영국의 Sovereign Fund 우리나라 SK 주식을 다량 매입하여 경영권 탈취를 노렸으나 SK 경영진의 필사적인 노력으로 방어에 성공하였습니다. 그러나 결과 Sovereign fund 1 원에 이르는 수익을 챙겼으며 SK 그룹은 막대한 방어 비용을 부담하여야 했습니다. (관련기사

: donga.com_소버린_SK그룹)

이후 SK 그룹은 지주회사 형태의 계열사 지배구조를 갖추었습니다.

 

보기에 따라서는 SK측은 2003 프라이빗 에퀴티 펀드에게 좋은 먹잇감이 기회를 주었습니다. 당시 SK증권과 미국의 JP모건 사이의 스왑 계약에 의하여 금액의 손실이 발생하였으나 이를 숨기고 손실을 여러 계열사에 분산 은닉하였다는 혐의를 받고 있었습니다. (관련기사

: joins.com_2003.3.11_SK 15천억원 분식회계) SK

계열사의 주식 가격은 폭락하였고 2 원이 넘던 SK주식회사의 주가는 5 원대까지 하락하였습니다. 때부터 소버린 펀드는 SK주식을 매입하였으며 무려 15% 육박하는 지분을 확보하였습니다. 당당히 1 주주가 것입니다. 이후 주주총회에서 여러 가지 요구를 하였고 대부분의 요구가 소액 주주들의 SK경영진 지원으로 인하여 부결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미 주가는 다시 원상회복이 상태였고 소버린 펀드는 서서히 퇴각하면서 1 원에 육박하는 금액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그들이 초기에 투자하였던 금액의 4 배에 가까운 수익을 내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지주회사는 SK주식회사의 경우와 같이 스스로 영업활동을 하는

사업지주회사(operating holding company) 있고 영업활동은 하지 않으면서 순수하게 지주회사의 역할만을 하는 순수지주회사(pure holding company) 있습니다. 어떠한 형태이든 지주회사는 모회사가 되고 계열사들은 자회사가 되는 형태입니다. 지주회사의 입장에서는 자회사들이 영업을 잘하고 이익을 많이 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지주회사의 역할은 자회사의 주주로서 자회사의 경영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영업활동이 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입니다. 마치 자신과 같은 운동을 하는 2세에게 부모가 무한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과 같다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많은 재벌 기업들이 이제는 지주회사의 형태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미 언급한 SK 아니라, LG, GS, CJ, 롯데, 한진 , 현대 중공업 등이 지주회사를 통한 기업 경영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형태의 지주회사는 마치 부모가 자식의 성공을 빌듯이 자회사들의 성공적인 사업을 도모할 것입니다. 자회사의 성공이 지주회사의 존재의 이유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마치 자식의 성공이 부모의 가장 기쁨이고 보람이듯이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