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흔들리는 중국의 一帶一路- 2022. 10. 21.

jaykim1953 2022. 10. 21. 06:17

거의 한 달 전에 국내 일간지에 보도된 기사에 따르면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에 구조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관련기사: , 1400조원 투입한일대일로 사업구조조정 나선다_chosun.com_2022. 9. 28.) 여기에서 언급한 일대일로는 이미 여러 해 전부터 중국이 야심차게 벌여온 시진핑 국가주석의 중국몽(中國夢, China dream)에 따른 중국판 마셜 플랜(Marshall plan: 세계 제 2차 대전후 미국이 서방 유럽의 16개 국가에 전후 복구 지원을 위한 미국의 대외 원조 계획)입니다.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중국이 주도하는 주변 국가의 경제 블록화로 인식되기도 합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中國의 一帶一路- 2015. 11. 13. 참조) 이러한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구조조정에 직면하였다는 것입니다.
일대일로 사업의 구조조정이 필요하게 된 이유는 사업 계획이 초기부터 중국의 헤게모니 잡기에 몰두한 나머지 면밀한 사전 점검 없이 사업을 밀어 부친 때문입니다. 주변 국가의 인프라 스트럭쳐(infra-structure)에 막대한 투자를 하면서 정치적인 반대급부에 치중한 나머지 사업성이 부족한 사업에 과도한 자본을 투여하기도 하였습니다.
여러 가지 부실한 사업들이 드러나고 있으나, 대표적인 한 사례를 들자면 미얀마의 수력발전 댐 건설입니다. 미잇손 댐이라고 불리는 미얀마 북서쪽 깊은 내륙의 수력 발전 다목적 댐입니다. (Myanmar’s Myitsone Dam Dilemma–The Diplomat_Mar. 2019 참조) 이 댐의 건설은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의 일환으로 중국의 자본과 기술을 바탕으로, 원래의 계획대로라면 2017년에 준공되었어야 합니다. 발전 능력은 6백만 킬로 왓트로 연간 300억 킬로왓트시(kWh)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엄청난 규모의 댐입니다. (참고로 해방전 동양 최대의 발전시설이라고 알려진 북한 신의주 소재 수풍발전소의 발전용량이 60만 킬로 왓트 였습니다.) 건설 비용은 약 36억 달러가 소요되고 중국이 10년 장기 대출을 제공하기로 하였습니다. 이 댐은 완공되면 세계에서 15번째로 큰 댐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큰 댐을 건설하다 보니 댐 건설에 따른 수몰(水沒) 지역 또한 매우 방대하였고 그에 맞물려 해당 지역에 살고 있는 소수 민족의 저항도 거셌습니다. 그에 따라 수몰 지역의 주민들이 이주를 거부하면서 댐 건설은 제대로 시작도 하지 못하였습니다. 정작 댐 건설은 제대로 시작도 하지 못하였으나 댐 건설과 연관된 각종 경제적인 지원 약속으로 인하여 미얀마의 실세 집권세력인 미얀마 군부는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였습니다. 지난 해 2021년 2월 1일의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전세계가 미얀마 군부의 폭정을 비난하고 있으나 유독 중국만은 현 미얀마 군부 세력과 밀월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중국이 약속한 미얀마에 대한 경제 지원을 기대하는 미얀마 군부 세력과 미얀마에 경제 지원을 하여 얻을 수 있는 반대 급부를 노린 중국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미잇손 댐의 경우 그 위치가 미얀마 북부 서쪽의 깊은 산악지대에 위치하고 있어 그 곳에서 발전된 전기를 미얀마의 산업과 경제 중심지역인 남부, 남동부로 끌어 오려면 엄청난 규모의 송전시설 투자가 뒤따라야 합니다. 그 뿐 아니라 미잇손 댐 규모의 발전량이면 미얀마 전체 발전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엄청나므로 전반적인 전기 분배망(電氣 分配網, grid)을 재편성하여 미잇손 댐으로부터 미얀마 전국으로 전기가 공급되는 것이 가능하도록 하여야 합니다. 이러한 조치가 사전에 제대로 준비되지 않았다는 사실과 댐의 위치 등을 미루어 미잇손 댐의 건설 목적은 전기를 생산하여 미얀마에 공급하기 보다는 중국으로 보내려는 것이라는 의심을 가능하게 합니다. 미얀마의 내륙 깊은 곳에 댐을 건설하여 소수 민족이 사는 곳을 수몰 시키고, 거기에서 생산되는 전기를 중국으로 보내려고 한다는 주민들의 반감으로 인하여 미잇손 댐의 건설은 하염없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미얀마에서는 댐 건설을 지렛대로 이용하여 군부 세력과의 친밀한 관계는 가능하였으나 중국에게 주어지는 경제적인 이득은 현재로서는 전무한 상태입니다. 이유는 조금씩 다르지만 이와 유사한 상황들이 여러 나라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앞의 기사를 살펴 보면 스리랑카에서는 또 다른 이유로 일대일로 사업이 어려움을 직면하고 있습니다. 기사를 보면, ‘ 4억달러(약 5700억원)투입된 스리랑카 함반토타 항만 사업은 운영 손실로 중국 채무를 갚지 못해 99년간의 항만 운영권을 중국 업체에 넘겼다.’ 라고 합니다. 스리랑카는 국가 부도의 위기에 몰려 대규모 군중시위가 일어났고 대통령이 해외로 도주하였습니다. 운영 손실이 발생하는 항만의 운영권을 중국이 넘겨 받았다고는 하나 중국이 투자한 4억 달러를 갚기는 어려울 것이며 오히려 적자가 누적되면서 더 큰 손실을 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2013년 시진핑 국가주석이 야심차게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세계만방에 선포할 때만 하여도 그가 꿈꾸는 중국몽이 현실로 이루어지는 것을 확신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실현 가능성에 의구심을 표명하였던 일부 외부 세계 인사들도 중국이라는 나라의 독특한 성격과 자본주의의 논리와는 전혀 다른 사회주의적인 접근 방식으로 중국 나름의 프로젝트 진행이 성공할 가능성을 부인하지 못하였습니다. 일말의 의구심은 있었으나 노골적으로 문제점을 지적하고 실현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어 놓지는 못하였습니다. 그 이면에는 소위 G2로서 맹성장한 중국의 경제력에 위축되어 감히 부정적인 비판을 내어 놓지 못하였던 것입니다. 사실 지난 30 여년간 중국이 보여준 경제 발전은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찾아 보기 어려운 현상이었습니다. 저렴한 인건비를 바탕으로 한다고는 하지만, 자본주의 경제 기준으로 바라본 손익분기점 이하의 가격에 수출을 하였습니다. 중국의 수출은 가격면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게 저렴하였으며, 물량면에서도 어마어마한 물량을 서방세계에 쏟아내었습니다. 전세계 어느 곳에서도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 제품 없이는 생활이 불가능하다고 할 정도로 전세계 구석구석에 중국의 제품이 깔려 있습니다. 자본주의적인 사고로는 불가능해 보였던 이러한 중국의 저력을 보고 경험한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이 그들의 눈에는 무모해 보였지만 감히 그런 평가를 입 밖으로 내지 못하였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일대일로 정책이 중국이 마음 먹은 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것이 여러 곳에서 드러나기 시작하였습니다. 처음에는 긴가민가 의심쩍은 눈으로 바라 보다가 이제 와서는 역시나 하는 느낌에 확신을 갖기 시작합니다. (관련기사: As funding dries up, China amends its ambitious Belt and Road project_trtworld.com_Sep. 2022)
그리고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중국 경제의 저력(底力)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중국에는 무언가 알 수 없는 막강한 잠재력이 있어서 자본주의 사회가 미쳐 해내지 못한 일들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일종의 신비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언젠가는 중국이 미국의 경제력을 앞지르고 G1의 자리를 차지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없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이제는 중국의 장래에 대하여 오히려 미국을 쫓아 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중국 경제, 미국 추월 어렵다”… 뒤집히는·中경제 역전론’ -chosun.com_2022. 10. 6.) 이러한 평가는 일대일로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음으로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제는 많은 서방 세계의 경제학자들이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중국에게는 무엇인가 신비한 저력이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가 허황된 꿈이라는 것을 이제는 깨달아 가고 있는 듯 합니다.
중국이 일대일로 정책을 처음 들고 나왔을 때만 하여도 야심찬 계획을 중국이 잘 수행하여 주변 국가들의 경제 발전을 견인하면서 중국에게도 커다란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하였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드러나는 것은 일대일로 정책이 처음 중국이 발표하였던 것보다는 엉성한 계획을 기초로 하고 있고, 실행 능력도 떨어지면서, 재정적인 뒷받침도 충분치 않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부실한 계획, 무능력, 불충분한 재정 등으로 인하여 일대일로는 중국의 중국몽을 실현하기 보다는 중국몽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가를 드러내는 역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바로 이웃에 있는 중국이 일대일로의 방황으로 인하여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게 된다면 그 여파가 우리나라에도 미치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사태를 미리 정확히 예측하고 대비하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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