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잘 살아 보세- 2023. 3. 3.

jaykim1953 2023. 3. 3. 06:25

오늘로서 저의 금요일 모닝커피가 600번째 배달됩니다.

지금으로부터 11 전인 2011 9 16 첫번째 금요일모닝커피를 발송한 이후 주일도 거르지 않고 지금까지 매주 금요일에 모닝커피를 배달하였습니다. 이메일로 저의 모닝커피를 받아보시는 분은 100명에 육박하고, 밖에 카톡으로 연결해 드리는 분들도 여러 계십니다. 일부 독자들은 제가 따로 알려 드리지 않아도 블로그로 들어오셔서 읽어 보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알지도 못하면서 잘못된 정보를 알려 드리는 것이나 아닌가 가슴 조렸던 때도 있었고, 저의 섣부른 예측으로 인하여 독자분들께 조금이라도 손실을 끼치거나 불편함을 유발하지나 않았으려는지 걱정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면서도 여행중에 인터넷 연결이 원활하지 않더라도 어떻게 해서든지 금요일에 모닝커피를 시간에 배달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금요일에 배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하루 또는 이틀 전에 미리 배달하기도 하였습니다. 제가 이렇게 오랜 기간 동안 번도 거르지 않고 매주 글을 있었던 것은 아마도 선친께서 제게 물려 주신 가르침 영향도 있었을 것입니다. 선친께서는 제게 섣불리 약속을 하지 마라. 대신 한번 약속을 하면 반드시 지켜야 한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선친의 말씀 덕분인지 저는 입으로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키려고 노력하였습니다. 금요일마다 글을 쓰겠다는 스스로의 약속을 지켜왔습니다.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제게 배인 배경에는 아마도 금융기관에서 일하였던 저의 경력도 하였을 것입니다. 금융기관은 신용을 바탕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곳입니다. 신용이란 약속을 지키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있습니다. 돈을 빌리면서 언제까지 갚겠다는 약속을 하였으면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 그래야만 금융기관과 거래를 계속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금융기관 직원들도 약속을 지키려 노력합니다. 최근에는 금융기관 종업원들도 거짓말도 많이 하고 약속을 지킨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리기는 합니다. 그래서는 될텐데 말입니다.

그뿐 아니라 금융기관도 아닌 곳이 마치 금융기관인양 유사금융행위를 하는 곳들도 있습니다. (금요일 모닝커피-올바른 금융- 2015. 12. 4. 참조) 이런 곳은 마치 자기네들이 금융기관인양 행세를 하며 고객들로 하여금 자신들을 신뢰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들은 금융기관도 아니고 신용할 만한 사람들도 아닌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극단적인 표현을 빌자면 사기꾼이라고 불러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실제로 유사금융행위는 사기 범죄로 처벌을 받은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렇게 거짓 금융기관 행세를 하는 곳이 많아진 것은 아마도 사회 분위기와도 관계가 있을 것입니다. 1960년대 초기에 우리나라 정부가 내건 캐치 프레이즈는 살아보세였습니다. 모두들 가난하고 어렵게 때에 일하고 싶어도 일거리가 없어 실직자가 거리에 넘쳐날 때에 정부가 나서서 근로의욕을 부추기면서 공공근로 일자리를 만들었습니다. 도로정비도 하고 취로사업이라는 이름 아래 노동 일자리를 만들었습니다. 당시에는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노동일을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일하려 하였습니다. 결과 도시의 미관도 좋아지고 금액은 아니지만 작은 수입이라도 올리면서 실업자가 조금이나마 줄어드는 효과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요즈음에는 막노동 험한 일을 하려는 사람은 찾아 보기 힘듭니다. 노동판에서 일하는 사람들 가운데에는 많은 사람들이 외국인 노동자들입니다. 우리나라의 젊은이들 가운데 험한 노동일을 마다하지 않는 사람은 찾기 어렵습니다. 실업자라 하더라도 막노동을 하기 보다는 없는 돈에라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카페 구석에서 휴대폰 화면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호하는 듯합니다. 마치 자신들은 태어날 때부터 험한 일과는 관계 없이 태어난 듯이 여깁니다. 펜대를 잡고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일거리만을 찾고 망치를 들거나 삽질하는 일은 쳐다 보지도 않습니다. 이런 사태의 원인은 높은 교육열의 부작용도 하였을 것입니다. 높은 교육열로 인하여 고등교육을 이수한 젊은이들의 숫자는 늘어납니다. 그런데 결과 상대적으로 낮은 교육을 마치고 직업전선에 뛰어드는 사람의 숫자가 현격하게 줄어들면서 기능공, 현장 노동자의 일을 하려는 우리나라 젊은이는 찾아 보기 힘들게 되었습니다.

지난 국내 언론의 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25세부터 34 사이의 젊은 층의 대졸자 비율은 69.3% 세계 평균 46.9%보다 무려 22.4% 포인트나 높아서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대졸자의 취업율은 76% 불과해 OECD국가 대상 조사 38 국가 가운데 35위에 그쳤다고 합니다. (관련기사: 대졸자 비중은 1, 고용률은 최하위권_chosun.com_2022. 10. 8.) 대학을 진학하는 사람은 많으나 정작 대학을 마치고 취업에 성공하는 비율은 낮습니다. 취업에 성공하지 못한 대졸자들은 그들의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를 구할 때까지 실업자로 남게 됩니다. 문제는 그들의 눈높이입니다. 그들은 대졸자로서 대접을 받고 싶어합니다. 결코 눈높이를 낮춰 취업하려 하지 않습니다. 반면 고용주의 입장에서는 대졸자들을 위한 일자리만이 아니라 육체 노동도 필요하고, 고등 교육을 필요로 하지 않는 일자리도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러한 일자리는 지원자가 부족하고, 대졸자는 넘쳐나는 현상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제가 어느 중소기업 사장 H 만났을 들었던 푸념이 생각 납니다. 취업 면접을 해보면 중소기업에는 소위 SKY라던가 -서울 대학을 졸업한 사람은 거의 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주로 수도권 대학 출신들이 지원하게 되는데 그나마 면접을 해보면 그들이 대학을 다니면서 무슨 공부를 하였는지 의심스러워진다는 것입니다. H 가지 특허를 가지고 에너지 관련 분야의 첨단 기기를 해외에 수출하는 기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무역 관련 업무를 담당할 영어를 하는 사원도 필요하고, 공학 분야의 기본 지식을 갖춘 직원도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가 면접을 하였던 지원자 가운데에는 H 원하는 수준의 영어 실력이나, 공학에 관한 기본 지식을 갖춘 사람이 없더라는 것입니다. 그의 표현을 빌면, ‘졸업장은 받았는데 대학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수가 없는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H 겪은 상황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상황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중소기업이 직면하고 있는 현실 가운데에는 이러한 상황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이미 높아질 대로 높아진 교육열과 대학 진학률을 억지로 떨어트릴 수는 없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서도 자신에 맞는 직장을 구하기 위하여 스스로의 눈높이를 자신의 현실에 맞게 낮출 있는 사회 분위기가 필요합니다. 1960년대에는 살아보세 근로의욕을 부추겼다면, 이제는 시대에 맞는 새로운 마음 가짐을 갖추어야 합니다. 높아진 교육열의 결과 늘어난 고등 교육 이수자들을 보다 많이 취업의 길로 이끌어 가야 합니다. 더높은 곳으로 용솟음치기 위하여 몸을 웅크리고 한껏 낮추듯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준까지 도약하기 위하여 낮은 곳에서 기초를 다지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 간다면 조금은 힘든 일이라도 기꺼이 시작하면서 앞으로 좋은 일거리를 만들어낼 있을 것입니다.

손쉽게 남의 돈을 받아 내려는 유사 금융기관 행세를 하는 것은 범죄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능력보다 조금 미흡한 듯한 일자리에서 시작하여 경력을 쌓아가는 것은 지혜와 용기를 필요로 하는 바람직한 일입니다. 우리 사회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하여 나가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지난 600번의 금요일 모닝커피에서는 어두운 이야기를 다루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좀더 밝고 건설적인 이야기를 하게 되기를 또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