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관치금융- 2023. 3. 31.

jaykim1953 2023. 3. 31. 06:30

전세계 금융시장이 아직까지도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는 듯이 보입니다.
지난 주말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 뱅크 (Deutsche Bank)의 주가(株價)가 13%나 떨어졌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관련기사: Deutsche Bank stocks slump as sector fears grow_DW_03/24/2023) 스위스의 CS를 UBS가 인수한다는 보도로 유럽 금융 시장이 안정을 찾기를 기대하였으나 오히려 불똥이 독일로 튀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SVB와 시그니쳐 은행이 문을 닫은 직후 한 주일 동안 미국에 있는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예금 인출이 거의 1,000억 달러 (정확히는 984억 달러)에 달했다고 합니다. (관련기사: $100 billion pulled from banks_cnbc.com_3/24/2023) 미국의 금융 소비자들 가운데에는 아직도 금융 시장의 불안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세계적인 불안이 고조되는 가운데 우리나라에도 행여 금융 시장의 불안이 전염되지나 않을 까 금융 당국이 전전긍긍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금융기관들의 건전성을 점검하며 행여 있을 수 있는 뱅크 런에도 대비하는 모습입니다. (관련기사: 도이치뱅크까지 위기설...당국 "은행 입출금 이상 없어"_이데일리_3/27/2023)
세계적으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 우리나라 금융 당국도 긴장하게 됩니다. 조금이라도 취약해 보이는 금융기관의 감독을 강화하고 예금주들의 동요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하여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금융 감독기관의 간섭이 과거보다 많아지고 강도가 세어지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결과적으로 금융 감독기관과 정부의 입김이 더욱 강력해 지는 결과를 낳게 될 것입니다. 지금도 정부의 말 한 마디에 전(全) 금융기관이 꼼짝을 못하는데 앞으로는 더해질 것이 너무나도 뻔합니다. 국내 일간지의 여론조사 발표에서, ‘국내 주요 금융사 35곳의 CEO대상으로 올해 1분기 결산 설문조사를 결과 응답자의 58.3%‘정부와 금융당국의 발언과 정책으로부터 압박감을 느낀다 답했다.’는 내용은 정부의 금융시장 개입이 심각함을 엿볼 수 있게 합니다. (관련기사: 금융사 CEO 절반정부·금융당국 지나친 관치에 경영 혼란”_etoday.co.kr_2023. 3. 28.) 이른 바 ‘관치금융’에 대한 우려와 반발이 발생합니다.
정부와 금융 감독 당국의 발언에 금융 기관이 압박을 느끼는 것은 당연합니다. 다만 정부와 금융 당국의 개입횟수가 얼마나 자주, 얼마나 강력하게 일어나느냐의 문제일 것입니다. 매사에 너무 자주 간섭을 하게 되면 금융기관의 자율성은 요원하여집니다. 관치금융의 폐해입니다.
우리의 금융기관은 우리나라의 금융산업을 짊어지고 있는 중요한 산업의 역군(役軍)들입니다. 이들이 자율적으로 왕성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하여야 우리나라의 금융 산업이 발전할 것입니다. 그런데 금융 감독기관이 사소한 일까지 사사건건 간섭을 하게 되면 금융기관의 자율성은 침해되고 금융 산업의 발전은 기대할 수 없게 됩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정부의 개입이 없으면 시장 질사가 문란해지고 각종 금융범죄가 활개를 치게 됩니다. (라임펀드 감독 소홀신한투자증권 벌금 5000만원 선고_mk.co.kr_2023. 3. 15. 참조) 금융 감독기관은 국내의 금융기관들을 감시하고 처벌하는 기능으로 우리나라 금융 시장의 질서를 유지해 나갑니다. 그러다가 감독 기능이 조금 강해지면 곧바로 금융기관으로부터 볼멘 소리를 듣게 됩니다. 금융 기관의 CEO들이 지나친 관치 금융이라고 불만을 토로하는 것입니다.
금융 감독기관이 금융기관의 불만을 해소해 주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금융 감독기관은 금융 소비자의 불만이 발생하는 것을 사전에 막을 수만 있다면 예방하여야 합니다. 예를 들어 불완전 판매로 인한 금융 소비자의 손실을 미리 막으려는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금융소비자의 불만은 끝이 없습니다. 끝 없는 불만을 금융 감독당국이 모두 해소하여 줄 수는 없습니다. 금융 소비자들은 때로는 자신들의 기대 수익이 충족되지 않는 것에도 불만을 토로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금융기관들이 금융 소비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수익률로 곤혹을 치르기도 합니다. (관련기사: 자산운용사 연금저축 작년 -26%… 원금 반토막 곳도_chosun.com_2023. 3. 28.) 그렇다고 수익률이 저조한 금융 기관에 대하여 금융 감독기관이 어떠한 조치를 취할 수는 없습니다. 관련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다면 감독기관이 개입할 사항은 아닙니다. 관련 규정을 무시하고 개입하려 든다면 이는 곧 관치금융의 좋지 않은 사례가 될 것입니다.
지난 정부에서는 금융 감독원장이 엉뚱하게 자산운용사의 대표들에게 운용 수익률을 높이라는 황당한 주문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기본원칙- 2018. 4. 20. 참조) 금융 감독원장이 하여야 할 일이 무엇인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사람을 금융 감독원장의 자리에 앉혀 놓은 결과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러한 해프닝이 왜 금융 감독원장은 자신이 하여야 할 일이 무엇인지 확실히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어야만 하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것이 관치금융을 예방하는 한 방법이 될 것입니다.
정부의 딜레마는 금융 시장의 자율성을 침해하지 않으면서 금융 시장의 감독을 소홀히 하지 않고 금융 사고를 예방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금융 시장에의 개입을 어느 정도까지 하여야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매우 조심스럽고 기술적인 문제입니다. 금융 시장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고 기술적인 능력이 있어야만 제대로 감독을 할 수 있는 분야가 금융 시장입니다. 금융 감독기관의 수장이 프로페셔널한 전문가이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금융 감독기관이 어느 정도까지 시장에 개입하고 얼마나 감시의 강도를 높일 것인지 매우 예민한 문제입니다. 금융 감독기관은 이러한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적절히 대응할 수 있어야만 합니다. 지나치지 않는 개입을 통하여서만 관치금융의 유혹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더구나 지금은 전세계가 금융시장의 불안을 겪고 있습니다. SVB로부터 시작하여 스위스의 CS까지 위기의 파도가 스쳐갔습니다. 이러한 위기가 이대로 사그러들 것인지 아니면 다른 금융기관으로 퍼져 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세계 금융 시장에서는 아직도 불안한 눈길로 여러 분야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상업 부동산 금융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합니다. (관련기사: Will the banking crisis turn into global financial crisis 2.0?_ABC_2023. 3. 27.) 이 기사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에서 불기 시작한 급격한 이자율 상승의 바람이 전세계 경제에 높은 이자 비용으로 인한 어려움을 초래하였다고 합니다. 높은 이자율로 인하여 경제는 어려워지고 새로운 금융 위기를 촉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Higher interest rates slow the economy and trigger financial crises, setting off a new round of the cycle.) 결과 인플레이션, 높은 이자율, 불경기가 합쳐쳐 상승효과로 이어지는 스태그플레이션 위기(stagflation crisis) 이어질 가능성에 대한 경고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퍼펙트 스톰’ (perfect storm) 닥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관련기사: Stagflation crisis as interest rate surge sinks economy_ABC News_2023. 3. 3.)
2023년 1/4분기도 채 지나가기 전에 세계적인 금융 위기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에 잘 대처하면 큰 어려움 없이 지나갈 수도 있겠으나, 자칫하다가는 지난 2008-2009년의 세계적인 금융 위기처럼 다시 한번 세계 금융 시장을 휘젓는 위기로 치달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지금의 금융 시장에 닥친 어려움을 현명하게 대처해 나가기 위하여서는 금융 기관들뿐 아니라 금융 감독 기관도 지혜를 모으고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적극 활용하여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하여 나가야 할 것입니다. 금융 시장의 위기에 적절히 대처하되 관치금융의 폐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하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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