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 2023. 5. 19.

jaykim1953 2023. 5. 19. 06:30

며칠 미국 LA 살고 있는 후배 D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D 2005년에 설립된 미국의 지방은행(Community Bank) 지분 10% 10 전에 350 달러에 매입하였다가 4~5 전에 1,400 달러에 매각하여 돈을 벌었습니다. 자신의 지분을 거의 5 만에 4 배를 남기고 팔았던 것입니다. 은행은 NASDAQ 등록을 준비하고는 있으나 아직 NASDAQ에서 거래는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장외에서 D 매각한 은행의 주식은 활발히 거래되고 있습니다.

저와 통화한 D 대뜸 형님 구해 주세요. 요즘 같은 때에 현찰을 들고 있어야 하는데…” 하며 몹시 아쉬워 하였습니다. 저는 무엇을 하려는데 돈이 필요한지 물어 보았습니다. 그의 답변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지난 남짓한 기간 동안에 SVB (실리콘 밸리 은행) 비롯하여 -웨스트(Pacific West)까지 미국의 지역 은행들이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습니다. 금융 시장이 어려워지면서 당연히 은행 주식은 가격이 떨어졌고 일부 소형은행들은 가격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금융시장에서 은행들에 대한 시각이 지금처럼 좋은 때에는 은행 주가가 떨어지고, 비상장 은행들도 가격이 떨어질 것이 분명합니다. 이런 때에 은행을 매입하면 아주 싸게 매입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금융 시장이 안정되고 나면 은행 가격이 다시 오르게 것입니다.

D 이러한 논리가 아주 턱없는 허황된 이야기는 아닌 것으로 보여 여러 은행의 주가를 조사하여 보았습니다. 그런데 D 기대한 만큼 대형 은행들의 주식 가격은 크게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물론 지난 연말에 비하면 주가가 대체로 약세인 것은 부인할 없으나 D 기대하는 만큼 크게 떨어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장외에서 거래되는 소형 커뮤니티 은행들의 가격은 상당히 많이 떨어졌습니다. 아무래도 이번 금융 위기가 커뮤니티 은행들을 중심으로 위기론이 퍼져 나가다 보니 소형 은행들의 가치 평가가 박해진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소형 커뮤니티 은행을 매입할 생각이라면 D 이야기가 맞습니다. 그래서 은행들의 자본 수익률(ROE, Return on Equity) 살펴 보았습니다.

미국 은행 ROE (출처: www.bankregdata.com)

Asset Size # Inst Equity Net Income ROE(%)
>1 Trillion 4 867,991,601,000 30,614,849,000 14.11
100-999 Billion 29 701,276,046,000 31,180,659,000 17.79
50-99 Billion 16 95,839,518,500 3,475,294,000 14.5
5-49 Billion 211 312,314,133,500 7,683,894,000 9.84
1-4.9 Billion 701 135,677,453,000 3,674,319,000 10.83
500-999 Million 740 47,496,684,500 1,437,285,000 12.1
250-499 Million 945 31,004,652,000 975,278,000 12.58
100-249 Million 1,080 17,893,695,500 672,742,000 15.04
50-99 Million 446 3,672,586,500 83,061,000 9.05
0-49 Million 223 1,183,966,500 9,307,000 3.14
  4,395 2,214,350,337,000 79,806,688,000 14.42

 

표를 보면 자산 규모 1 달러 이상의 초대형 4 은행의 자본 수익률은 14.11%이고, 보다 조금 작은 자산규모 1천억 달러 이상 1 달러 미만의 은행 29 곳은 자본 수익률이 무려 17.79%입니다. D 투자하였다가 매각한 은행은 자산규모가 18 달러입니다. 규모의 은행들은 평균 자본 수익률이 10.83%입니다.

그런데 D 새로이 관심을 보인 은행은 자산이 1 달러 이상 2 5천만 달러 미만의 규모인 곳입니다. 정도 규모의 은행에서는 자본 수익률이 15.04%입니다. 참고로 우리나라에서 ROE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하는 씨티은행의 2023년도 1/4분기 ROE 6.6%였습니다. (한국씨티은행 1분기 당기순익 849전년 대비 112 늘어-hankyung.com-2023. 5. 15. 기사 참조) 미국은행들의 경우 자산 규모가 5천만 달러 미만의 소형 은행들의 경우를 제외한다면 대부분 자리 숫자의 ROE, 적어도 9% 이상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D 말대로 금융업, 특히나 은행업을 영위하려면 미국에서 하여야지 한국에서는 수익이 제대로 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자리 숫자의 ROE 기대하기 어려우나 미국에서는 크게 무리만 하지 않는다면 자리 숫자의 ROE 올릴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ROE 쉽게 이해하려면, 자본금 100 달러를 투자하였을 때에 거두어 들이는 연간수익이 10 달러 이면 이는 ROE 10% 됩니다. 투자를 하는 경우 ROE 매우 중요시 합니다. 예를 들어 예금 이자율이 5% 이고 투자의 ROE 5% 된다고 하면 이런 경우에는 굳이 투자를 필요가 없이 원금이 보전되는 예금을 하는 것이 나을 것입니다. 만약 대출을 일으켜서 이를 투자한다면 더욱 ROE 주목하여야 합니다. 대출 이자가 6% 인데 투자 대상의 ROE 6% 된다고 하면 이는 투자로부터 손실이 발생하게 됩니다. 위의 미국 은행 ROE 표에서 자산 규모 5천만 달러 미만의 은행 ROE 3.14% 불과한 것은 심각한 상황입니다. 이런 은행 주주들은 은행 주식을 가지고 있는 것보다 차라리 예금을 하는 것이 안전할 것이며, 수익에서도 오히려 예금의 이자 수익이 투자 수익보다 결코 작지 않을 것입니다.

많은 미국의 은행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엄연한 사실입니다. 그런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은행들을 들여다 보면 대체로 공통된 문제점을 발견할 있습니다.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조급하게 성장하려 하였다는 것입니다. 특히나 규모가 크지 않은 커뮤니티 은행들은 탄탄한 재무구조를 유지하기 위하여서라도 철저하게 원칙을 지켜야 합니다. 그리고 조급하게 성장하려 하지 말아야 합니다. 경쟁에서 앞서서 빨리 성장하고 싶은 욕심에 많은 예금을 끌어 모으려 높은 이자율을 지급하고, 높은 이자율로 끓어들인 자금을 높은 이자율의 대출로 운용하려다 보면 리스크 부담이 고객에게 대출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 점점 대출에 따른 신용 리스크도 커지고, 높은 예금 이자로 인한 시장 리스크도 따라서 커집니다. 리스크가 커지면 은행 감독기관에서 BIS 비율에 따라 많은 충당금 적립과 높은 수준의 자본 확충을 요구합니다. 이런 기준을 맞추려면 다시 무리가 따르고, 그에 따라 재무구조가 나빠질 밖에 없습니다. 미국 커뮤니티 은행이 가장 안전하게 안정된 수익을 확보할 있는 대출은 주택 모기지(mortgage) 중소기업대출(SBA loan; Small Business Administration)입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커뮤니티 은행-2020. 9. 29. 참조) 안정적인 대출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면서 무리한 예금 유치 경쟁을 피하면 적정 수준의 수익성은 확보할 있습니다. 자산 규모 1 달러 이상 2 5천만 달러 미만 수준의 은행은 이러한 안정적인 경영을 한다면 15.04% 수준의 자본 수익률은 기대할 있습니다.

후배 D 지금이 미국에서 은행을 절호의 기회라고 합니다. 은행들의 가격이 떨어져 있으니 실제 ROE 2023 1/4분기보다 높아질 있다는 것입니다. 맞는 말입니다. 2023년도 1/4분기의 자본 평가보다 낮은 가격에 은행을 매입하면 ROE 높아집니다. ROE 계산 공식은 [수익/자본]입니다. 은행의 가격이 떨어져서 은행 매입에 투여하는 자본이 작아지면 같은 수익을 올리더라도 ROE 높아지게 됩니다.

은행을 매입하는 것은 규모가 매우 자산을 매입하는 것이므로 신중하여야 합니다. 게다가 지금과 같이 금융 위기 조짐이 있는 시점에 은행을 매입한다는 것이 좋은 의사결정인지는 여러 각도로 검토하여야 합니다. 단순히 ROE 관점으로 본다면 후배 D 이야기도 곰곰히 되새겨 봄직합니다.

가지 첨언하자면, 금년 들어 금융 위기의 분위기 속에서 많은 은행들이 어려운 시기를 겪으며 가치 하락의 아픔을 겪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에 가격이 떨어졌으니 은행을 매입하기 최적의 타이밍이라고 하는 것은 마치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 환호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을까 우려 됩니다. 이론적으로는 지금이 떨어진 은행의 가치를 바탕으로 은행 매입의 적기라 하더라도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라 보이지 않도록 자중하였으면 좋겠습니다.